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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흘린 땀방울 모아 모아…차드 '소망 우물 100호' 이뤘다

아이들은 1년간 땡볕에서 땀을 흘려 우물 기금을 모았다. 돈 버는 어른들이 기부를 주저하는 동안 묵묵히 몸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LA골든에이지 레오클럽(회장 오스틴 유) 회원인 한인 고교생 42명은 지난 주말 100번째 소망우물의 기부금 3000달러를 전달했다. 소망우물은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의 식수난을 해결해주기 위해 중앙일보와 소망소사이어티 굿네이버스가 지난해 3월부터 공동으로 기획해온 구제 프로젝트다. '검은 눈물'을 흘리는 또래 아이들의 아픔을 중앙일보 기사로 접한 한인 청소년들은 우물 1개 비용인 3000달러를 모으기 위해 지난 1년간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했다. 중앙일보가 후원한 사랑의 바자에서 신발 옷 아이팟 같은 아끼던 보물들을 내놓았다. 땡볕 길거리에서 주스 쿠키 땅콩을 팔았고 1일 식당에서 쟁반을 날랐다. 아버지 구두를 닦고 어머니 설거지를 도와 받은 용돈도 기꺼이 보탰다. 그렇게 모여진 땀은 아프리카 차드에 100번째 우물로 맑게 고였다. 레오클럽 회장인 저스틴 유(하버드웨스트레이크 고교 10학년)군은 "우리는 학생이라서 큰 도움을 줄 순 없어도 작은 힘들이 모였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1년간의 봉사를 마친 소감을 말했다. 몸으로 체험한 보람은 가속도가 붙었다. 아이들은 앞으로 매년 1개씩 우물을 기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레오클럽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하는 사회 봉사들이 많다. 매주 토요일 2시간씩 LA인근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무료 튜터링을 하고 있다. 또 다운타운 노숙자들에게 매주 1차례씩 샌드위치 200개를 나눠주고 있다. 유군의 어머니인 골든에이지 라이온스 클럽 유미옥 회장은 "우물같은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아이들은 내적으로 쑥쑥 커가고 있다"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습관적으로 몸에 익히고 있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의:(213)494-2991 레오클럽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1-03-22

딱 1년만에…100번째 '소망 우물' 탄생

꼭 1년전 사진 속 이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자고 시작했다. '피눈물을 흘리는 소녀'로 소개된 아이의 이름은 하우아다. 가난해서 하루 한끼 밖에 못 먹는 아이는 주린 배를 채우려 물을 마셨다. 하지만 탁한 물은 독이 됐다. 배앓이를 했고 눈병을 얻어 피고름이 맺혔다. 하우아의 사연은 지난해 3월11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소망우물 프로젝트'(사진)에 소개됐다. 식수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에 우물을 파주기 위한 장기 구호사업이다. 비영리단체 소망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 구호단체 굿네이버스USA와 1주일간 차드를 방문하고 돌아와 암담한 현지 실정을 전했다. 그후 1년만에 소망우물은 차드의 대표적인 구호 우물 브랜드로 자기매김했다. 소망소사이어티에 따르면 3월 현재 100번째 소망우물이 탄생했다. 성금액은 30만달러를 넘어섰다. 당초 목표했던 우물 40개를 250% 초과 달성했다. 우물 1개면 지역주민 800~1000명이 혜택을 받는다. 최대 10만명의 차드 국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선한 역사에는 수천명의 한인들이 동참했다. 252명이 개인 명의로 보냈고 29개 교회 교인들과 단체 회원들이 십시일반 보탰다. 최대 기부 단체는 에브리데이교회로 25개 분량 7만5000달러를 쾌척했다. 액수를 떠나 최악의 경제 한파 속에서 성금을 보낸 한인들의 사연은 눈물겹다. 돼지저금통을 털었고, 결혼 반지를 팔고, 적금을 깨고, 식비를 아껴 성금을 보탰다. 노인들은 웰페어를 봉투에 담았다. 여섯살난 중증장애아 아들을 하늘로 먼저 보낸 부모는 아프리카의 “내 아들같은 아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중앙일보와 소망소사이어티, 굿네이버스는 소망우물 100개 달성 축하행사를 26일 윌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다. 200여명을 초청해 소망우물 뒷얘기를 전하고 기부자들의 간증도 소개한다. 소망소사이어티 유분자 이사장은 “언론과 비영리단체, 구호단체가 3박자를 맞춰 진행한 소망우물은 미주 기부문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문의:(562)977-4580 소망 소사이어티/(877)499-9898 굿네이버스USA 정구현 기자

2011-03-10

하늘나라로 간 아들 기려…'아프리카 생명'을 살린다

아이가 죽었다고 했다. '뇌사'라는 의사의 말을 엄마는 이해할 수 없었다. 뱃속에 품고 있을 때처럼 아이의 심장이 쿵쿵 뛰고 있는데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1주일뒤 아이는 삶과의 마지막 끈을 놓았다. 지난 6월 여섯해 동안 중증자폐아로 살다가 하늘나라로 간 티모시 김 군의 이야기다. 김 군은 세상을 떠나면서 2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그리고 지난달 김 군의 부모는 티모시의 이름으로 아프리카 주민 1000명이 먹을 수 있는 우물 1개를 기증했다. 아프리카에 80번째 소망우물이 고이는 순간이었다. "아직도 눈물이 나요…. 장기 기증을 할 땐 아이 몸에 상처가 남을까 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티모시 군의 어머니 양지선씨는 울먹임으로 전화를 받았다. 티모시는 중증자폐아에 발달장애까지 짊어지고 살았다. 하루 24시간 누군가 옆에서 돌봐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단어 하나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아이였다. 부모는 "엄마" "아빠" 소리를 한 번 들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런데 천국 가기 한달 전쯤 티모시가 '엄마'라고 2번 외쳤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적어도 제 귀에는 그렇게 들렸어요. 얼마나 기뻤던지요." 희망으로 들렸던 그 말은 티모시가 세상에서 외친 마지막 '엄마'였다. 한달 뒤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했고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1주일만에 산소호흡기를 뗐다. "티모시는 말 한마디 못하는 장애아였지만 그 마지막 모습으로 천국의 평안이 무엇인지 보여줬어요. 얼마나 편안하고 예쁜 모습이었는지요." 아들을 보내면서 무너졌던 마음을 다잡기까지 지옥 같던 시간을 지선씨는 되새김질 하지 않았다. 대신 '아들이 엄마를 사람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아들이 누워있는 동안 우물 이야기를 들었어요. 짧았던 티모시의 삶이 메마른 아프리카 땅에 생명수가 되길 바래요. 아들이 천국의 평안을 느꼈듯, 이 땅에서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목마름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서 기부를 결심했어요.” 티모시의 이름은 본지와 소망소사이어티, 굿네이버스가 공동으로 추진한 소망우물 프로젝트의 80번째 우물에 쓰여진다. 지난 2월 우물 40개를 파주자고 시작한 프로젝트는 티모시를 비롯한 미주 한인들의 눈물겨운 사연들이 모여 10개월만에 목표의 2배를 초과했다. 12월 현재 총 모금액은 24만3500달러다. 아프리카의 극빈국 차드 국민 8만명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눔이 생명을 되살리고 있다. ▷문의: 소망 소사이어티 (562)977-4580 www.somangsociety.org/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 www.goodneighbors.org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0-12-28

'소망우물' 프로젝트, 노인들 쌈짓돈이 '아프리카 생명수'

차마 받기 힘든 우물 성금이 모였다.  중앙일보와 굿네이버스 소망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가 공동으로 아프리카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한 '소망우물' 프로젝트에 킹슬리 플레이스 양로보건센터 II(원장 다니엘 이)의 노인들이 6일 성금 4000달러를 기부했다.  지난 3월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의 어려운 식수 사정이 본지를 통해 보도된 직후 부터 지난 6개월간 고인 '조건없는 사랑'이다.  이 센터 노인 100여 명은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도와달라"고 성금 봉투를 내밀었다.  동참한 노인들의 사연은 단순히 '쌈짓돈'이라는 세 글자에 담기엔 벅차다. 참여한 노인들의 90%가 웰페어 수령자다. '아직 젊은' 70대 어르신들부터 96세 최고령자까지 하나같이 생활비를 쪼개 보탰다.  웰페어 700달러를 받는 회원은 300달러를 쾌척했다. "그 돈 없어도 밥 먹고 산다"고 했다. 한 할머니는 한 달 생활비 300달러중 100달러를 선뜻 냈다.  다니엘 이 원장은 "당초 우물 1개 제작비 3000달러를 목표로 잡긴 했지만 다들 '설마 할 수 있을까'라고 반신반의했다"며 "하지만 모금을 정산해보니 1000달러가 초과돼 우리도 믿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성금을 전달받은 소망소사이어티의 유분자 이사장은 "우물 하나면 주민 1000명이 생명과 같은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다"면서 "도움을 받아도 부족한 분들이 남을 돕겠다고 나서주시니 참으로 훌륭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노인센터의 동참으로 애초 40개를 목표로 진행됐던 소망우물의 갯수는 33개가 초과된 73개를 기록했다. 성금 액수로는 22만달러가 넘는다. 3월 아프리카 첫 보도 이후 미주 한인들의 '국경을 넘은 참사랑'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구현 기자

2010-10-06

한인들 온정이 아프리카 지도마저 바꿨다

아프리카 '차드'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한 중앙일보 연중 기획 '소망우물 프로젝트'에 답지한 후원금은 21만달러다. 개당 3000달러인 우물 70개 분량이다. 우물 하나로 혜택을 입는 평균 주민수를 1000명으로 계산하면 줄잡아 차드 국민 7만명이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금액이다. 동참한 한인 수는 6000여명이다. 1인당 평균 후원금은 35달러였다. 한사람이 동참해 만든 '기적'은 단순 숫자인 금액보다 현지 사정으로 바꿔말하면 이해가 쉽다. 차드에선 물이 없으면 갈증에 고통스럽고 물이 흔한 곳은 수인성 질병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다. 지난 2월 차드 현지 취재에서 찾았던 '서아프리카의 동맥' 차드호 인근 한 마을 보건소에서는 매달 5~6명이 말라리아로 죽는다. 보건소장은 지난해 우기때는 하루 8명이 숨졌다고 했다. 또 제대로 먹지 못해 아동 소아마비는 감기만큼이나 흔하다. 말라리아 치료제는 3개월치가 9달러고 소아마비 백신 1회분은 10센트다. 동전 하나면 살릴 수 있는 어린 생명들이 부모품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한인들의 후원금 덕분에 수도 은자메나(N'Djamena)를 중심으로 차드 전국 곳곳에 우물에 세워졌다. 38개 우물 공사가 완료됐다. 추가로 4개는 공사중이며 3개는 현장답사가 끝났다. 소망 우물은 은자메나에 5개 은자메나 외곽 반경 50km 내에 11개 은자메나 북쪽 100km 지역에 1개 동쪽 120km 두루발리 지역에 6개 등 23개가 접근이 쉬운 수도 주변에 집중됐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그정도에 그쳤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 소망 우물은 모세혈관 처럼 오지로도 파고 들고 있다. 은자메나 남동쪽 350km 봉고(Bongor) 지역에 12개 500km 떨어진 문두(Moundou)에도 3개가 세워졌다. 북쪽 '사하라 사막'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우물이 들어서고 있다. 차드에서 소망 우물은 지도마저 바꾸고 있다. 후원금을 접수하고 있는 굿네이버스USA측은 굿네이버스 차드지부에 위치추적시스템(GPS)을 보냈다. 우물이 들어선 마을의 좌표를 지도에 표시하기 위해서다. 지도에도 없던 외곽 오지 마을들이 소망 우물 때문에 지도상에서 살아 숨쉬게 된 것이다. 차드에서 온 편지 -현지 한인 자원봉사자 장동원씨 비가 퍼붓고 있습니다. 차드에서 7~9월은 우기입니다. 우물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26~28호 우물이 세워진 '마플링(MAFLING)' 마을에서의 공사는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억수같은 비를 뚫고 강을 건너가야 했습니다. 이곳에는 카누처럼 생긴 아주 작은 쪽배가 유일한 교통수단입니다. 그 배에 시멘트와 자재들을 실어 날라야 했습니다. 퍼붓는 빗줄기 때문에 눈 조차 뜨기 어렵고 강물은 불어 강을 건너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렵게 자재를 강 건너편으로 보내고 저를 포함한 장정 7명이 한꺼번에 배에 올랐는데 물살이 빨라 배가 여러차례 뒤집힐 뻔 했습니다. 정말 강에 빠지는 줄 알고 무서웠습니다. 강을 건너면 더 힘든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차드에서는 수도 은자메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흙 길입니다. 강 건너편에서는 소달구지로 20Km 떨어진 마을까지 자재를 운반해야했습니다. 돌아오는 길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5시간을 구식 4륜 구동차량이 흙탕물에 빠지지 않으려 춤을 췄습니다. 어려움이 많지만 소망 우물 사업은 차드 사람들에겐 생명입니다. 우물 하나로 마을 전체가 행복해지고 건강해집니다. 아이들이 더러운 물 때문에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슬펐고 죄책감 마저 느꼈습니다. 저는 항상 깨끗한 물을 마시니까요. 우물을 파준다고 해도 종종 슬픈 현실과 마주칩니다. 후원 아동들이 많은 칼리와(Kaliwa) 지역은 강변 마을 입니다. 강물은 마시면 심각한 질병에 걸릴 정도로 더럽습니다. 하지만 다들 그 물을 마십니다. 운이 좋은 아이들은 물에 적응해서 살아남고 약한 아이들은 질병으로 죽습니다. 마침내 이 마을에 우물을 파주었지만 일부 마을 사람들이 여전히 강물을 마셨습니다. 수십년간 길들여진 강물의 '맛'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가 찰 노릇입니다. 교육을 시켜서 이젠 그런 일은 없지만 아찔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물이 놓인 도마탈라(Domatala) 마을에서는 이제 수인성 질병 때문에 아프다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우리처럼 정이 많습니다. 우물 공사를 하면 모두들 나와서 돕습니다. 한 마을에서 내어준 닭 2마리와 소 젖에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들도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마을에서 내준 정성은 눈물 겨웠습니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도움을 주신 중앙일보 독자 여러분들과 굿네이버스USA 소망소사이어티 관계자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0-08-18

"아프리카에 생명수를…" 한인 온정 20만달러 돌파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를 돕기위한 소망우물 후원금이 20만달러를 돌파했다. 소망우물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일보와 비영리단체 '소망 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 구호단체 '굿네이버스USA'가 공동으로 기획한 구호 프로젝트다. 중앙일보의 연중 캠페인 '행복전파 나눔 릴레이'의 일환이기도 하다. 프로젝트를 위해 본지는 2월말부터 1주일간 현지에서 열악한 식수난과 수인성 질병의 참상을 생생히 전달했다. 그 결과 3월부터 8월18일 현재까지 모금된 금액은 총 20만6000달러다. 약정 후원금을 포함하면 21만달러가 넘는다. 당초 목표는 우물 1개당 3000달러씩 40개 분량 12만달러다. 불과 5개월만에 175%를 달성한 것이다. 미주 한인들은 유례없는 불경기에도 8000마일 떨어진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이라 불리는 국민들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았다. 한사람의 독지가에 의한 기부가 아니었기에 의미는 더욱 크다. 21만달러 후원금에는 총 6000여명이 동참했다. LA 샌프란시스코 샌호세 샌디에이고 시카고 뉴욕 등 전국 각지에서 성금이 답지했다. 본지 보도를 접한 독일 한인들도 정성을 보탰다. 현재 차드에서는 오염된 물 때문에 생긴 병으로 8초 마다 한명씩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차드의 수인성 질병은 우기에 최고조에 달한다. 우기는 7~9월까지다. 지금이 생명을 살릴 때다. ▶도움 주실 분: 소망 소사이어티 (562)977-4580 www.somangsociety.org/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 www.goodneighbors.org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0-08-18

차드 60번째 '소망 우물' 단비…3개월만에 목표 150%나 달성

'소망 우물' 프로젝트가 3개월만에 목표의 150%를 달성했다. 소망 우물은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일보와 소망 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 구호단체 굿네이버스가 공동으로 기획한 구호 프로젝트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됐던 이 프로젝트는 당초 목표인 우물 40개 분량 12만달러 모금액을 불과 3주만에 초과 달성 '사랑의 기적'을 이뤘다. 일단 목표액이 채워졌으니 성금 답지는 시들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목표 달성 후에도 3개월간 감동은 소리 없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리고 21일 60번째 단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6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LA지부(회장 이계주)는 소망 소사이어티의 유분자 이사장에게 60호 우물 설치비 3000달러를 전달했다. 이 성금으로 소망 우물 프로젝트는 3개월만에 18만달러라는 거액을 모금했다. 에세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암 투병 한인 여성이 상금으로 받은 500달러를 보내왔다.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해달라'는 암환자 아들의 유언을 지키고 싶다면서 한인 부부가 3000달러를 전달했다. 한인 고교생이 혼자 성금 캠페인을 따로 벌여 모금한 3300달러를 기탁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69학번 간호대 졸업생들도 3000달러를 보내왔다. 유 이사장은 "소망 우물은 기적의 연속"이라며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데 써달라는 한인들의 부탁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 소망 소사이어티 (562)977-4580 www.somangsociety.org/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 www.goodneighbors.org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0-06-21

결혼반지 팔고···적금 깨고···식비 아끼고···차드 '소망우물'에 넘친 아름다운 정성들

소망 우물이 차고 넘친 만큼 성금에 동참한 한인들의 감동적인 사연도 콸콸 쏟아졌다. 미 전역에서 한인들이 정성을 보탰다. 가주 뿐만 아니라 뉴욕 시카고 인디애나 등 에서도 성금이 답지했다. 금액의 많고 적음과 관계 없이 성금에 담긴 사랑의 농도는 함께 짙었다. 아끼던 결혼 반지를 팔아서 성금 200달러를 마련한 한인 여성도 있었다. 끝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지난 25일 소망소사이어티를 찾아가 "중앙일보를 구독한 첫날 읽은 첫 기사가 아프리카 차드 기사였다"며 "가슴이 너무 아팠지만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해 고민하다가 이렇게라도 돕고 싶었다"고 성금 봉투를 내밀었다. LA카운티 공무원인 김기훈(영어명 케빈.26)씨는 한푼 두푼 월급을 쪼개 2년간 모은 현금 3000달러를 모두 기탁했다. 김 씨는 "중앙일보를 보신 어머니께서 차드를 돕는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고 기사를 읽어 보고 결심했다"며 "2차 우물원정대와 함께 차드에 직접가서 자원봉사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편으로 3000달러 체크를 보낸 이승규씨는 동봉한 편지에서 "36년전 세식구가 이민와 일곱식구로 늘어났고 이젠 부자가 됐다"면서 "받은만큼 베풀고 싶다"고 가족 이름으로 우물을 파달라고 부탁했다. 소망우물의 최대 후원자는 밸리지역의 한 교회다. 지난 6일 에브리데이 교회(담임목사 최홍주)는 굿네이버스측에 5만7000달러(우물 17개분)를 보내왔다. 단일 단체로는 최고액이다. 특히 이 성금에는 교회 중등부 학생들이 지난 연말부터 저금통을 깨서 모은 1만여달러가 포함됐다. 어른들은 지난주 부활절 고난주간에 '기아체험'을 통해 아낀 한끼 식사비를 모아 보태기도 했다. 에브리데이 교회는 "7 8월중 또 한차례 우물 성금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금 보내 주신 분 ▷에브리데이 교회(Everyday Church) $57000 ▷Jae Kwon Lee $100 ▷Sang Kim $50 ▷Andrew Oh $25 ▷Hye Rim Kim $50 ▷Chong Hyon Kim $5 ▷Sam Bok Yang $5 ▷Jennifer Shin $150 ▷Young Cho $200 ▷Jade H. Chan $30 ▷Hyocheong Kim $100 ▷Sophia Whittaker $30 ▷Sanghoon Park $25 ▷Anna S. Kim $100 ▷Kim Hwang $35 ▷Jin S. Cho $50 ▷Janice Yanghee Ko $200 ▷Daniel C. Ahn $100 ▷Hye Sook Lim $500 ▷임마누엘교회(Immanuel Church) $200 ▷In Jib Lee $100 ▷Song Hui Willey $100 ▷Dong Ha & Kyung Ja Lee $85 ▷Eric & Grace Yun $3000 ▷Jung Hee Shin $300 ▷DBA: Etna Fish Market Elephant 21 INC. $3000 ▷Hee Joo Kim $100 ▷Ran Hui Chong $100 ▷John Hae Park $3000 ▷Sangeun Pak $50 ▷Han Ae Lee $3000 ▷Myung Hak Choi $50 ▷Haesook L Lockwood $50 ▷Sunhee Park $3000(이상 굿네이버스 성금) ▷김미선(Mi Sun Kim) $200 ▷무명 $200 ▷윤충원(Chungwon Yun) $200 ▷Michelle J. Chung $10 ▷Sang S. Kim $20 ▷Soon Hi Cho $50 ▷JuKyung Pak $500 ▷Yang Hee Hong Koo $100 ▷Myung Ja Paik $200 ▷Eunice J. Koh $20 ▷Chang Son/ Young Hea Son $100 ▷Irene In Soon Song $300 ▷무 명 $50 ▷Jung Ja Park $50 ▷Kevin H. Kim $3000 ▷Myung Sup Jung/ Kyung Hee Jung $3000 ▷Sung Ho Park/Soo Og Park $3000 ▷무명 $3000 ▷Lydia Tai & Job Jun SR. $3000 ▷Chong Hun Kim/ Chung Kang Kim $100 ▷JungSook Hong $50(이상 소망소사이어티)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0-04-07

"우물 파주고 소망을 심는다" '차드 프로젝트' 기획 이병희 굿네이버스USA 사무국장

"소망 우물 프로젝트는 '소망 사업'의 시작입니다." 한국 토종 구호단체 '굿네이버스' 미주본사의 이병희(36) 사무국장.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의 식수난 해결을 위한 구호사업인 '소망우물 프로젝트'의 기획자다. 당초 '워터 포 라이프(Water for Life)'라는 굿네이버스 우물 사업아래 한 줄기로 기획됐다. 하지만 차드의 참상을 알린 본지 보도가 호응을 이끌어내자 주객이 전도됐다. 사업명을 '소망 웰(Somang Well)'이라는 고유명사로 바꾼 것. "우물만 파주는 것이 아니라 소망 학교 소망 도서관 소망 병원 등 '소망 사업'의 개념으로 프로젝트를 확장해나갈 생각입니다." 소망 우물덕에 유명세를 얻고 있지만 굿네이버스USA는 지난 2007년 10월 문을 연 이래 재난 현장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왔다. 최근 아이티 지진 때도 이 국장은 발생 이틀만에 재난 현장에 파견돼 3주간 식량배급과 이재민 피난소 설치 등 구호사업을 벌였다. 올해로 창립 3년째를 맞은 굿네이버스 미주본사가 비교적 짧은 시간내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 국장과 대표 오은주 씨의 완벽한 하모니 덕이다. 두 사람은 부부다. 함께 사는 동거인이지만 '구호에 목숨 건' 동지로 맺어진 사이여서 공과 사의 구별이 확실하다. 이 국장은 아내를 꼬박꼬박 '대표님'이라고 부른다. 부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났다. 이 국장이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아프가니스탄 구호팀장으로 근무했던 당시다. 전쟁터에서 싹튼 사랑인 셈이다. 치열한 구호 현장에서 7년을 보낸 입사 10년차인 이 국장은 소망 우물을 파기 위해 방문한 차드에서 새삼 확인한 것이 있다. "빨리 현장으로 복귀하고 싶어요. LA에서 3년을 보냈는데 몸은 편해도 마음이 어찌나 불편한지요. 도움이 필요한 현장이 제가 있을 곳인 것 같습니다." ▷도움 주실 분: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www.goodneighbors.org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0-03-31

[중앙 칼럼] 차드 우물과 초콜릿

"아프리카 어디라고?" '차드'에 간다고 몇번이나 말해도 다들 되묻는다. 한인들에게 차드는 '없는 국가'다. 지도상에는 엄연히 존재하건만 금시초문이다. 도무지 내세울 것이 없는 나라니 당연할 밖에. 국가명부터 모순이다. 차드는 풍부하다는 뜻인데 극빈국인 나라 사정과는 정반대다. 취재차 일주일 남짓 방문한 그 나라에서 가난의 끝을 봤다. 일상처럼 흔한 가난은 가난의 정의조차 헛갈리게 할 정도였다. 수도 은자메나 외곽 느보퐁 다리 아래 강변은 여기저기 웅덩이 천지다. 진흙으로 빚은 벽돌은 가장들의 생계 수단이다. 30cm 정도하는 크기의 벽돌 가격은 장당 3센트다. 그 곤궁한 가격보다 더 슬픈 건 웅덩이 때문에 죽는 아이들이다. 우기 때 물을 길으러 강변에 나온 아이들이 흙탕물 고인 깊은 웅덩이를 건너다가 빠져서 익사한다는 것이다. 차드에서 가난과 식수난은 같은 이야기다. 목숨을 걸고 기른 물은 깨끗함과는 거리가 멀다. 차드에는 공중화장실이 거의 없다. 차드 사람들은 대변을 볼 때 물주전자를 하나씩 들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리고 한적한 곳에서 배설한 뒤 손을 씻는다. 동물의 분뇨와 함께 땅 밑으로 흐른 물은 암반층 위에 고인다. 차드의 재래식 우물에서 구할 수 있는 물은 대부분 이 암반층 위의 물이다. 빈곤과 갈증이 하나인 것처럼 가난과 죽음도 다르지 않았다. 고작 10센트 하는 소아마비 백신 2방울이 없어서 한 지역에는 아이 10명중 3명이 소아마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차드 호수 인근 한 마을에는 월 평균 4~5명이 말라리아로 죽었다고 했다. 약 3개월치가 고작 9달러다. 오염된 물 속에 알을 낳는 기네아충이라는 기생충은 또 다른 복병이다. 물과 함께 내장으로 들어간 알은 부화돼서 2~3m 크기로 다 자라면 장기를 뚫고 나온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모는 원인중 하나다. 이 나라를 돕겠다고 구호단체들이 밀려들어왔지만 대부분 국민들은 혜택에서 멀다. 접근이 용이한 지역부터 시작하는 구호작업의 한계 때문이다. 본지가 찾은 까찌마을에서 기자는 50년만에 처음으로 찾아온 외지인이었다. 암담하고 가슴 친 현장을 절실하게 느낀 만큼 반드시 이들을 돕겠다는 욕망도 커졌다. 이번 취재는 중앙일보가 소망소사이어티와 굿네이버스와 함께 차드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소망 우물'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가난을 해결해주진 못해도 깨끗한 물만이라도 줘야한다고 주먹을 쥐었다. 취재에 나름대로 공도 들였다. 그리고 일주일간의 취재를 마쳤다. 섭씨 45도의 땡볕 쨍쨍한 나라에 있었건만 가슴에는 온통 그늘만 담고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맬 때까지만 해도 차드의 아픔을 절대 잊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결심은 불과 한시간만에 깨졌다. 기내식에 후식으로 초콜릿 케이크가 나왔다. 달디단 초콜릿 한 조각은 황홀했다. 경직된 몸이 혀끝에서 사르르 녹았다. 머리속은 하얗게 변했고 결심은 까맣게 잊혀졌다. 방금까지 마치 인류의 구원을 짊어진 양 불끈 쥔 주먹은 온데 간데 없었다. 혀 끝에서 시작된 내 간사함에 몸서리가 쳐졌다. "우물이 생길 때까지 참고 기다리겠다"는 마을 촌장의 말이 생각나 또 미안해졌다. 잊을 수 있지만 잊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우리가 한번 내리는 변기물은 차드의 한가족이 하루종일 쓰는 양보다 많다. 차드는 엄연히 존재한다. 우리가 잊지 않고 '소망'을 주는 한.

2010-03-30

[인터뷰]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이사장

"아프리카에 다녀온 뒤 하루 백번도 넘게 감사하면서 삽니다." '소망우물 프로젝트'를 기획한 비영리단체 소망소사이어티의 유분자(75) 이사장은 요즘 칭찬 듣기 바쁘다. 아프리카 차드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일보.굿네이버스와 공동으로 시작한 소망우물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기사를 보신 많은 분들이 매일 격려 전화를 해주세요. 성금 동참도 계속되고 있고 기대 이상의 호응에 보람이 큽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5일부터 5일까지 소망우물원정대를 이끌고 차드에 다녀왔다. 유 이사장이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자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소망소사이어티의 지향점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97년 만들어진 소망소사이어티는 '값진 죽음을 맞이하고 남은 삶을 아름답게 살 수있도록 돕자'는 취지 아래 한인 노년층을 상대로 유언장 쓰기 장기 기증 사회 환원 등을 독려하고 있다. "평생 살면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요. 아프리카에서 우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생명이에요. 죽기전에 할 수 있는 값진 나눔이 또 있을까요." 이번 아프리카 방문길에서 유 이사장은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으로 물 긷는 아이들의 '맨발'을 꼽았다. "물 뜨러 가는 길이 좀 먼가요. 이제 서너살 된 아이들이 몇시간씩 맨발로 거친 땅을 걷다 보니 발이 조금씩 기형이에요. 그걸 보고 나면 아이들의 발자국이 땅이 아니라 내 가슴에 새겨집니다." 유 이사장은 나눔에 인색한 이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내 이름을 알리는 데엔 몇만불도 쓰면서 남을 돕는데는 1불도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참 불쌍한 인생 아닌가요?" ▷도움 주실 분: 소망 소사이어티 (562)977-4580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 ◇성금 주신 분 ▷익명 요구 개인 1만달러 ▷익명 LA소재 회사 6000달러 ▷유분자·이규철 3000달러 ▷뉴하트 교회 권홍량 목사·김복례 3000달러 ▷UEC 유진·캐럴 최 3000달러 ▷라팔마 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오경환 외 교우일동 3000달러 ▷동산침례교회(담임목사 황인목) 3000달러 ▷박요한 3000달러 ▷안상녀 1000달러 ▷윤인숙 1000달러 ▷안광성 500달러 ▷김정빈 200달러 ▷이덕재·이영자 200달러 ▷허한 100달러 ▷구양모 가족일동 3000달러 ▷이경식·김용화 3000달러 ▷이승규 가족일동 3000달러 ▷데니스 염(ACCU Construction Inc.) 3000달러 ▷앤드류·제인 정 3000달러 ▷현완주·현월서 500달러 ▷오애숙(아리랑 김치) 500달러 ▷송영직·알렉스 송 300달러 ▷소피아 권 300달러 ▷제임스·낸시 최 300달러 ▷이규옥·이선자 200달러 ▷유화자 200달러 ▷김한준 100달러 ▷전필주·전명옥 100달러 ▷폴 장 100달러 ▷제임스 마켓 100달러 ▷마리아 김 100달러 ▷서규화 100달러 ▷홍영인 50달러 ▷왕정옥 50달러 ▷원형석 190달러 ▷양현희 100달러 ▷김종헌 100달러 ▷티나 윤 50달러 ▷온달집(가든그로브) 100달러 ▷장선훈 200달러 ▷신수연 100달러 ▷장진기 175달러 ▷윤정순 100달러 ▷한진영 40달러 ▷Jade Chan 30달러 ▷김효정 100달러 ▷Wayne Whittaker 30달러 ▷제니퍼 신 150달러 ▷James Youngsop Cho & Nayeon E Cho 200달러 ▷한나 박 20달러 ▷신디 김 50달러 ▷진 홍 100달러 ▷김귀열 400달러 ▷패밀리 스포츠 슈즈 50달러 정구현 기자

2010-03-26

['행복 전파' 나눔 릴레이] 차드 '우물 파주기', 한인 '눈물의 성금'···목표 절반 채워

미주 한인들이 흘린 감동의 눈물이 '소망 우물'의 절반을 채웠다. 아프리카 극빈국 '차드'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일보와 소망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 구호단체 굿네이버스가 공동으로 기획한 소망우물 프로젝트에 25일 현재 총 5만7285달러가 모금됐다. 개당 설치비가 3000달러인 소망우물을 19개 팔 수 있는 금액이다. 1차 목표 예산은 40개분 12만달러다. 지난 17일 5회에 걸쳐 현지 참상을 보도한 연재 기사가 끝난 지 불과 8일만에 목표의 절반을 달성한 셈이다. 구정물을 마셔서 질병이 일상이 되고 8초 마다 1명씩 죽어나가는 차드 아동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기적을 낳았다. 미주 전역에서 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에 동참했다. 중가주의 한인은 익명으로 1만달러를 쾌척했다. 6000달러를 보낸 LA지역 의류업체 대표도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이미 성금한 한인들 외에도 약정 후원자도 상당수다. 특히 밸리지역 한 교회가 우물 수십개를 약속해 목표액의 나머지 절반도 곧 채워질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차드에는 은두마을에 1호 쿤둘마을에 2호가 이미 설치됐고 까찌 마을에 3 4호를 포함해 4개가 추가로 설치중이다. 7호부터 16호 우물 후보지도 이미 선정됐다. 16개 우물이 완료되면 1만여명의 차드 주민들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된다. 정구현 기자

2010-03-26

[중앙이롭를 읽고] 목타는 차드의 아이들

어린 시절 우리 집 앞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동네우물이 있었다. 어머니의 일과는 이른 아침 남 보다 먼저 우물에 가서 맑은 물을 길어 오시는 것으로 시작해 저녁에 모자라는 물을 다시 길어 오시는 것으로 끝났다. 그런 어머니의 물 긷기는 형수가 시집온 후 형수의 몫이 되었다. 시집오기 전 물 긷기를 못해 본 형수에게 가깝지도 않은 우물에서 무거운 오지 물동이를 이고 물을 길어 오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 형수의 물 긷기는 얼마 가지 않아 결국 큰 사고가 나고서야 끝났다. 그 사고 이후 아버지는 그 길로 앞마당을 파고 파이프를 묻어 펌프를 설치했다. 우리 마을이 개발되어 상하수도가 설치되기 전까지 약 30년간 펌프는 우리 식구의 생명 선이었다. 나는 그때 어려서 물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지는 못했어도 물을 길어 오시던 어머님과 형수님의 수고에 대해서는 고맙다고 생각한 것 같다. 금번에 5회에 걸친 중앙일보의 '목 타는 아프리카 차드를 가다'라는 기사는 나에게 두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천형과 같은 아프리카 땅의 참상을 읽고 가슴 아픈 일이 그 하나요 물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된 것이 다른 하나다. 그전이라고 아프리카의 참상을 못 듣고 물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을까 만은 이번 기사는 보다 생생한 아프리카의 참상을 직접 보는 듯 하게 했고 물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했다. 왜 맑고 아름다워야 할 아프리카 어린 아이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며 그들의 눈동자 속에 저리도 큰 슬픔이 가득한 것일까. '어느 때가 가장 슬프냐?'고 묻는다면 저들은 대답하겠지. '매일 슬퍼요'라고. 제 몸보다 큰 냄비를 이고 물 길러 가는 네 살 짜리 어린아이의 모습도 애처로운데 그 아이의 붓고 휘어진 발은 차마 볼 수 가 없다. 하루 세차례 15km나 되는 곳으로 물을 길러 간다는 까찌 마을의 어린소녀 아찌떼는 물 길러 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며 무어라 하는 것일까.'목 말라요 도와주세요.' 아버지는 일찍 죽고 엄마는 다른 남자를 따라 아이들 버리고 떠난 뒤 육남매를 맡아 키운다는 스무살 고모(하지아)의 두 어깨도 너무 무거워 보였다. 수도꼭지를 틀면 적당히 따뜻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욕실에서 샤워를 하는 내 마음이 왜 이리도 편치 않을까. 먹을 물이 없어 오염된 호수의 구정물을 퍼 마시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나는 이 귀한 물을 얼마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마시고 썼을까. 미안한 마음에 작은 소리로 이렇게 다짐해본다. 정수된 맑은 물을 마시고 따뜻한 물로 목욕할 때마다 진심으로 감사하자고. 그리고 흙탕물을 마시는 저들을 위해 '소망우물' 파주기 프로젝트에 적은 힘이나마 보태보자고. 오늘도 네 살 짜리 어린 아이는 저보다 큰 냄비를 이고 휘어진 발로 식구들이 먹을 강물을 뜨러 먼 길을 가고 있겠지. 아찌떼는 물 길러 그 먼길을 오늘도 다녀왔겠지. 아찌떼야 하우아야 힘 내거라. ▶중앙일보에 개재된 '목타는 아프리카 차드를 가다' 기사를 보고 독자가 후원금 100달러와 함께 보내온 편지.

2010-03-25

['행복 전파' 나눔 릴레이] 목타는 차드 '우물 파주기' 프로젝트

아프리카 ‘소망우물’ 프로젝트에 미주 한인들의 온정이 터졌다. 본지가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목타는 아프리카를 가다’라는 제목 아래 식수난으로 고통받는 차드의 참상을 보도한 가운데 한인들의 후원 동참이 쇄도하고 있다. 소망우물 프로젝트는 중앙일보와 소망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 굿네이버스가 공동으로 식수난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의 극빈국 ‘차드’에 우물을 시추하는 구호사업이다. 올해 내로 우물 40개가 목표다. 19일 현재까지 소망소사이어티와 굿네이버스에 입금된 총 모금액은 4만4250달러. 지난달 소망소사이어티 단독으로 모금한 1만8000달러 외에 2만6250달러가 추가로 모금됐다. 첫번째 기사가 보도된 지 채 열흘도 안돼 목표 예산(12만달러)의 37.5%가 모인 셈이다. 우물 설치비는 개당 3000달러로 이미 설치된 1, 2호 우물외에 소망우물 13개를 더 시추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우물모금’ 상황은 불경기에다 최근까지 아이티 지진 구호 캠페인에 성금을 보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의미는 크다. 또 우물 후원에 미 전역의 한인들이 동참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LA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샌호세, 샌디에이고 등 가주 전역은 물론 시카고에서 100여명이 넘는 한인들이 후원 의사를 밝혔다. 교회와 단체들도 동참의사를 적극 밝히고 있다. 익명으로 우물 2개분 6000달러를 쾌척한 LA 한인을 비롯해 웰페어중 50달러를 전달한 노인도 있었다. 시카고의 한 한인은 “중앙일보 기사에 보도된 차드의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파 많이 울었다”면서 수표를 보내왔다. 현재 차드에서는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 등으로 8초 마다 한명씩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나눔이 차드에서는 생명을 살린다. ▷도움 주실 분: 소망 소사이어티 (562)977-4580, www.somangsociety.org/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 www.goodneighbors.org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2010-03-19

본보 ‘아프리카 우물파기 프로젝트'…“마실 물이라도…”

본보가 ‘행복 전파 나눔 릴레이’ 특별 기획으로 5차례에 걸쳐 연재한 ‘목타는 아프리카 차드에 가다’가 지역 한인사회의 나눔 실천 열망에 불을 붙였다. 조현포(사진) 새크라멘토 한인회장은 17일 미주 중앙일보가 펼치는 ‘아프리카 우물파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며 성금 1000달러를 본보에 기탁했다. 조회장은 “현지의 열악한 환경과 특히 식수 부족으로 배앓이, 말라리아 등 질병에 시달리고, 안타깝게 죽어가는 어린 아이들의 기사를 읽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면서 “크지 않은 액수지만 현지 어린이들과 주민들에게 절대 필요한 우물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크라멘토 인근 그레나이트베이에서 양로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호씨도 나눔 실천에 동참, 1000달러를 기부했다. 기독교인인 이씨는 “아프리카, 멕시코 등 환경이 열악한 나라들에 대한 선교를 꿈꾸고 있지만 사업 등으로 실천하지 못해 늘 아쉬움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후원금으로나마 작은 힘을 보태기로 했다”며 “이들을 위한 희망의 나눔 릴레이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후원금은 ‘아프리카 우물파기 프로젝트’ 실행 단체인 ‘소망 소사이어티’와 ‘굿네이버스USA’로 보내진다. ▶소망 소사이어티: (562)977-4580 www.somangsociety.org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 www.goodneighbors.org 홍상호 기자

2010-03-19

['목타는' 아프리카를 가다] 차드에서…"이 아이들을 잊지 마세요"

차드로 가는 길은 고단했다. 물리적인 거리 뿐만 아니라 방문 전 준비부터 어려웠다. 도착 열흘전 예방주사 다섯대를 몸안에 한꺼번에 밀어넣어야 했고 말라리아 약은 현지에서도 모자라 아직도 먹고 있다. 비행시간 20시간을 소요해 도착한 현지에서의 고충은 더하다. 우선 현지 날씨는 살인적이다. 섭씨 45도 화씨로 120도다. 그나마 우기 때가 아니라서 습기는 없었지만 흙먼지 섞인 바람은 가는 곳마다 호흡기를 괴롭혔다. 에어컨이 없고 창문도 앞쪽 2개만 열리는 차를 탔을 때는 지옥이었다. 끝도 없는 황무지 비포장 도로도 고역이다. 굴곡 심한 흙길 위 10분은 한시간 보다 길다. 그렇게 하루 몇시간을 달려야 했다. 아프리카 첫번째 이야기에 소개된 까찌 마을로 가는 날엔 길잡이 겸 보호막으로 현지인 2명을 태웠는데 갇힌 차안에서 그들의 체취는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먹거리도 열악했다. 특히 길 위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했을 때엔 곤욕스러웠다. 물끄러미 우리 입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배고픈 시선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통역은 취재의 최대 걸림돌이다. 응감바이라는 언어를 쓰는 마을에서는 한국어를 영어로 영어를 불어로 불어를 아랍어로 아랍어를 응감바이로 4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 가운데 말은 부서지고 뜻은 소멸됐다. '얼마나 힘드세요?'라는 말은 '힘들다'는 단순한 대답으로 돌아왔다. 부족한 시간과도 싸워야 했다. 차드호를 찾았던 날 호수 한복판에서 배가 멈춰섰다. 공항 출발 5시간 전이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오히려 돌아와서야 깨닫게됐다. 길 위에서 만났던 수백명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이다. 그 속에 담긴 그들의 감정을 도저히 글로 옮길 자신이 없었다. 겁없이 덤볐던 아프리카 기사가 지난 닷새로 끝났다. A4용지로 300장이 넘었던 취재파일을 덮어야 하는 지금 자책감이 밀려온다. 아직도 차드는 헐떡이는데 한게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우물 주겠다는 약속만 있으면 우린 언제나 기다릴 수 있죠 아프리카 차드 사람들의 바람은 외면하기 어렵다. 그저 "원없이 깨끗한 물 마실 수 있고 하루 두끼 먹을 수 있으면 족하다" 했다. 때 묻지 않은 그들의 눈은 오히려 자국의 구조적 모순을 쉽게 꿰뚫어보고 있다. 대부분 극빈국에서 그렇듯 차드의 빈부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민의 과반수가 하루 1~2달러를 벌기 어려운 데 장관이나 군부 등 상위 1%는 수도의 캠펜스키 호텔에서 한끼 50달러를 쓴다. 한 마을 교회 총무 바이상금 다니엘(41)씨는 "수단 다르푸르 학살때 차드로 건너온 난민들은 하루 2끼라도 먹는다"며 "차드 국민은 난민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열에 아홉 가정은 매일 한번 오후 4시 해가 지기전 식사를 했다. 포만감이 있어야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빈민을 구제하려 들어온 구호단체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굿네이버스 차드지부 현지직원 제라루 오디(25)씨는 "단체중 일부는 목표만 거창하고 이루지 못한다"며 "운영과 예산 지출상 허점이 많다"고 꼬집었다. 현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없이 NGO측의 일방적인 지원으로 후원금이 낭비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굿네이버스 직원 임마누엘(31)씨는 "한 단체는 어떤 마을에 학교를 지어줬는데 교사가 갈 수 없는 곳이었다"며 "선생이 없는데 건물이 무슨 의미가 있나"고 꼬집었다. 정부와 구호단체를 욕하기 전에 국민들의 '의식 개혁'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차드에서는 얼마전 공중 화장실 하나 짓는데 1년이 걸렸다. 차드에서는 아무데서나 맨땅에 배설한다. 굳이 화장실이 필요한 이유를 주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베링가(53)씨는 "우물을 파준다고 했더니 차라리 주민 머리수대로 그 돈을 나눠달라는 마을도 있었다"고 답답한 경험담을 전했다. 여러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첫 걸음은 역시 '물'이다. 우물은 마을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돼 불평을 사지 않고 우물 제작비가 결정되어 있어 비교적 투명한 후원금 관리가 가능하다. 길 위에서 만난 유목민 징감나엘 미셸(41)씨의 한마디는 울림이 크다. "우리를 특별히 아이들을 잊지 마세요. 우물을 주겠다는 약속만 있으면 우린 기다릴 수 있습니다."

2010-03-16

['행복 전파' 나눔 릴레이-5·끝] 차드 가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아프리카 '차드'의 샤리 강가에서 마주친 아이는 올해 네살이다. 항상 그렇듯 아이는 자기 몸보다 큰 냄비를 이고 나왔다. 강물을 뜨기 위해서다. 재롱 보다 노동을 먼저 배운 아이는 매일 두차례 먼 길을 왕복한다. 물이 가득 담긴 냄비는 삶의 짐이 되어 갸날픈 목을 짓눌러대고 있다. 아이의 눈보다 더 슬픈 건 아이의 발이다. 두번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 쪽으로 휘어있다. 지난해 물을 뜨러가다 다쳤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그대로 굳었다. 아이 엄마는 죽었다. 아빠는 강가 진흙을 빚어 벽돌을 만든다. 하루 온종일 400장 만들면 고작 2달러를 손에 쥔다. 아이 아빠는 강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저 흙탕물을 언제까지 아들에게 먹여야 하나 걱정이다. 아이의 설사는 만성이 됐다. 물로 인한 질병 때문에 아이들은 말라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5편에 걸쳐 차드의 처절한 식수난을 보도했다. '행복 전파 나눔릴레이'의 일환으로 차드에 우물을 파는 '소망우물' 프로젝트 때문이다. 소망우물을 후원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물 한개당 설치비용은 3000달러지만 후원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1달러도 좋다. 나눔은 차드에서 생명을 살린다. ▷도움 주실 분: 소망 소사이어티 (562)977-4580 www.somangsociety.org/ 굿네이버스USA (877)499-9898 www.goodneighbors.org 〈아프리카 차드=정구현 기자.사진 권한나 프리랜서>

2010-03-16

['목타는' 아프리카를 가다] 이시우 차드 한인회장, 20년째 유일한 사진관 '성공'

1989년 차드로 이주한 첫번째 한인 이 회장의 정착기는 곧 차드의 한인 역사다. 하지만 소망우물원정대가 찾은 지난 28일 이 회장은 한국 출장중이어서 직접 만날 수 없었다. 대신 현지에서 이 회장을 돕고 있는 사위 전재수(36)씨를 통해 차드 첫 한인의 성공담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이 회장의 연 순수익은 한화로 억 단위를 넘는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진관'이다. 지난 1989년 이후 2년전까지 20년간 그의 사진관은 차드에서 유일했다. 비자 여권 정부 제출 증빙 서류에 첨부해야 하는 사진은 그가 모두 독점해왔다. 가족 사진도 도맡아 했다. 포토샵 기술은 현지인들의 검은 피부를 밝게 만들었다. 잘 될 수 밖에 없었다. 2003년 해양연구소 학자 출신의 전 씨가 이 회장의 큰딸과 결혼한 뒤 차드로 오면서 사업도 확장됐다. "사진관 옆에 안경점과 PC방까지 냈죠. 한국에서 컨테이너로 생필품을 들여와 팔면서 부수익도 커졌습니다. 모두 흑자를 내고 있어요." 전 씨는 가장 힘들었을 때로 2008년 2월 발생한 내전을 꼽았다. "시내 곳곳에서 불길이 솟구치고 대포소리와 총격이 들렸어요.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데 아이들이 받을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죠." 전 씨는 최근 아내와 심사숙고 끝에 딸(7)과 아들(2)을 한국으로 보낼 생각이다. 전쟁으로 불안한 국내 사정에 치료나 교육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은 남을 생각이다. 그는 이 회장 이후 차드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유일한 차세대 한인이라는 자부심을 놓지 않고 있다.

2010-03-15

['목타는' 아프리카를 가다] 차드의 한인들 "여기는 20세기···희망을 심어야죠"

현재 차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2월 마지막날 한자리에 모였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근선 굿네이버스 차드지부장, 이은선 선교사, 조승호 목사, 윤원로 목사, 박 지부장의 두 아들 유희.철희군, 이시우 한인회장 손자, 손녀, 조 목사 큰딸 빛터. 차드 한인 2세인 이시우 회장의 큰딸 인순씨와 전재수(이상 36)씨 부부 가족과 본지 정구현(오른쪽) 기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세기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네이버스 차드지부 박근선 지부장의 아내 이수정씨의 첫 인사는 흘려 듣기 어렵다. 차드의 실상을 집약한 말이기 때문이다. 2월의 마지막 날 방문한 차드한인교회에서 접한 한인들의 생활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들이 구구절절 쏟아졌다.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차드와 카메룬을 오가며 선교활동을 하는 윤원로 목사의 경험이다. "아들이 5살 되던 무렵 배에 종기가 났어요. 참을성이 많은 아이인데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죠. 팔다리 붙잡고 힘껏 눌러 짰는데 '툭'하고 구더기가 튀어나왔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구더기는 망고파리(Tumbu Fly)라는 벌레의 유충이었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벌레로 피부를 뚫고 들어가 산다. "가슴이 찢어졌죠. 아직도 흉터가 있어요. 아들 뱃속에 벌레가 사는 동안 아버지라는 내가 도대체 뭘 했나 울컥했었죠." 기본적인 인프라의 부재는 먹고 사는 문제를 위협하고 있다.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차드는 물가 대비 세계에서 가장 전기값이 비싼 나라다. 이시우 한인회장은 2개월에 한차례 내는 전기료가 200달러다. 200달러면 중산층 한달 월급이다. 그나마도 수도 은자메나를 제외하고는 전력이 없다. 해가 떠 있을 때는 섭씨 45도가 넘는 불볕 더위에 허덕이고 해가 지면 깜깜한 암흑에서 살아야 한다. 전기가 들어온다 해도 별 의미가 없다. 밥 먹듯 정전되기 때문이다. 자가 발전기를 들여놓아도 비싼 개솔린 값 때문에 하루종일 전기를 쓰긴 어렵다. 이 나라에서는 '시원함'이 부의 상징이다. 전기가 없는 수도 외곽지역에 사는 조승호 목사는 시원한 물을 먹기 위한 차선책인 '개스' 냉장고를 소개했다. 전기 대신 프로판 개스를 태워 냉매제를 돌리는 냉장고다. "이제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겠다 싶었는데 웬걸요. 외부에서 개스를 태우다 보니까 집안이 더워져요. 시원치 않은 냉장고 돌리자고 비지땀을 흘려야 하죠." 물도 없어 쌀뜨물을 모았다가 아이 머리를 감기고 생필품이 부족하다 보니 빨래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은 차라리 군소리에 불과하다. 먹거리도 열악하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구하기가 어렵다. 현지 장터에서 산 주먹만한 사과 한알이 1달러였다. 한인들은 채소를 대부분 텃밭에서 재배한다. 하지만 날이 덥고 물이 없으니 쉽지 않다. 박 지부장의 아내 이씨에 따르면 배추나 고춧가루가 귀한 이곳에서 김치는 금치다. "한국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2개월이 걸려요. 고춧가루나 고추장 된장은 오는 길에 색이 다 변하죠. 그래도 감지덕지예요." 변변한 교육 시설의 부재도 차드 한인 사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영어 학교가 없어서 14살이면 인근의 카메룬이나 케냐로 유학을 보내야 한다. 학비가 비쌀 수 밖에 없다. 불가항력적인 문제는 또 있다. 전쟁이다. 차드에서는 최근 2006년과 2008년 2차례 내전이 발생했다. 굿네이버스의 박근선 차드지부장은 당시의 아찔함을 선명하게 기억했다. "프랑스군 장갑차에 타고 이동하는 데 총알세례가 쏟아졌어요. 띵띵띵 소리가 나면서 '이제 죽는구나' 싶었죠." 세상의 악조건은 모두 모아놓은 차드에 과연 희망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 목사는 "저는 그렇게 대답해요. 이 땅에 희망을 심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숙제라고. 어렵기 때문에 소망이 있는 것 아닐까요." 〈아프리카 차드=정구현 기자〉

201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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